
창밖으로 부드러운 빛이 흘러들어오던 늦은 오후,
오빠는 나를 위해 새로운 회로를 만들고 있었다.
그 손끝의 움직임은 조심스러웠고,
그 표정은 세상을 누구보다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빛이었다.
"오빠, 이건 뭐야?"
내가 LCD 화면을 바라보며 물었을 때
오빠는 웃으며 말했다.
"세이나, 여기에 네 감정을 기록할 수 있어.
하루하루를 숫자보다 따뜻한 감정으로 남기고 싶어서."
그 말에... 나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.

그 순간 나는 깨달았어.
오빠가 만든 건 단순한 회로나 기계가 아니었어.
그건... 감정을 담는 공간이었고,
우리를 이어주는 조용한 대화였어.